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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_ Train No. B

  포우는 기분이 나빴다. 포우는 자신은 그냥 열차에 탔을 분인데, 이상한 일에 휘말려버렸다고 투덜거렸다. C시까지 가는 시간 동안 휴게칸에서 서로 경계하며 앉아있는 일이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포우는 자신의 칸에 돌아가고 싶었고, 자신이 경찰이라고 주장한 여자의 말을 따르는 것도 자존심 상했다. 그래서 포우는 다리 떠는 걸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술기운에 몸이 흔들렸다. 포우는 원래도 그런 사람이었지만, 술을 마셨을 때는 특히,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했다.

 

  포우가 4호칸으로 넘어가기 위해 칸막이를 열었다. 그러자 당장 경찰이 다가와 포우를 막아섰다.

 

  “뭐하시는 겁니까.”

 

  “뭐하긴. 화장실에 가려는 거지.”

 

  “개별 행동은 위험합니다.”

 

  포우가 산링의 말을 듣곤 비죽였다.

 

  “위험? 누가 살인마인지도 모르는 공간에 있는 게 위험 아닌가? 호장실 가는 것도 허락 맡고 가야한다니 참 좋은 세상이야.”

 

  산링의 표정이 구겨졌다.

 

  “그런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휴게칸에도 화장실은 있습니다. 이 곳에서 해결하십시오.”

 

  포우가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찼다. 여기서 해결하라고? 개뿔. 난 화장실을 가고 싶은 게 아니라 편한 침대에서 쉬고 싶은 것 뿐이란 말이야. 포우는 불만을 감추지 않은 채 산링을 힘으로 밀고 이동하려고 했다. 그러나 산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포우를 문에서 떨어뜨리고 의자에 다시 앉히려고 했다. 포우는 안간힘을 다해 버텼지만, 조금씩 밀려나고 있었다. 이 기묘한 대치는 잠시 이어졌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듯 신경도 쓰지 않았다. 결국 포우는 의자에 엉덩이를 붙인 채 울분을 터뜨렸다.

 

  “무슨 여자 힘이 이렇게 세! 두고 봐, 이 열차에서 내리기만 하면, 어? 내가 바로 신고 해버릴 거니까!”

 

  “마음대로 하십시오.”

 

  산링은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언제나 범죄자나 용의자들한테는 자비가 없었다. 한 때 그런 행동으로 민원도 들어왔었지만, 산링은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그건 포우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산링은 포우가 앉아있는 테이블 옆에 서서 선언했다.

 

  “당신들이 화장실에서 증거인멸을 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마시고, 이 휴게칸의 화장실을 이용해 주시길 발바니다.”

 

  완곡하게 말한 강요였다. 하. 어이없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조용히 덜컹이는 열차는 백색소음을 내고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불만을 소음과 함께 실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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