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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_ Train No. B


  열차가 곧 도착합니다.

  아직 해도 채 뜨지 않은 새벽녘, 기차를 기다리는 손님들은 커피로 밤을 지새우거나 할 일 없이 핸드폰이나 신문을 펼쳐들었다. 그 사이에서 기차가 어둠을 밝히며 승강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사람들은 열차를 감흥없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들 대부분은 지금 들어오는 열차에 타지 않을 것이다. 열차 옆면에는 Train No. B라고 멋들어지게 써있었지만, 종착역인 C시는 애당초 특별한 목적이 없으면 딱히 찾지 않는 도시였던 것이다. 게다가 이번 열차는 경유조차 하지 않는 직통 열차였다. 지금이 새벽이라는 것 또한, 사람들이 기차 B를 외면하는 이유가 되었다. 그래서 열차에 오르는 고작 여섯명 뿐이었다. 그 중 한 여자가 열리는 열차문을 보다가 중얼거렸다.

  "우린 이제 C시로 갈 거야. 그렇지?"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처럼 속삭이는 여자의 말은 열차가 내뿜는 소음에 먹혔다. 우리는 이 열차에 탈 거야. 여자는 큰 결심을 하는 것처럼 몇 번을 더 되뇌이더니 열차에 올랐다. 여자가 먹먹한 공기 속으로 사라졌다.

  긴 복도가 보였다. 여자가 오른 칸에는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여자는 자신이 예매한 룸넘버를 체크했다. 1호실, 2호실....... 여자는 곧 자신의 룸을 찾아 문을 열었다. 기차안에는 여자가 문 여는 소리만 들렸다. 여자는 자신의 짐을 내려놓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각 룸에 배치된 안내책자가 누구의 손도 타지 않은 것처럼 손때 하나없이 꽂혀있었다. 여자가 그 책자로 손을 뻗었을 때, 설치된 스피커에서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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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내방송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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