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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사각_ Train No. B

  아이는 제 주머니에 들어있는 알사탕을 작은 손으로 굴리며 스님과 제 어머니를 바라봤다. 주머니 안에서 껍질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이는 음악처럼 부서지는 소리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빙글, 반 바퀴 몸을 돌리자 절의 동자승들이 놀던 것인지, 바닥에 비뚤게 그려진 사각 틀들이 늘어서있다. 아이는 그 안에 쓰인 숫자를 내려다보았다. 언젠가 아버지와 함께한 적 있는 놀이였다. 사방치기던가. 제법 고전적인 놀이었지만, 아이의 아버지는 항상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를 원했다. 그는 항상 제 자식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수 있음을 만족스러워 했다. 아이는 제가 배운대로 첫 번째 칸에 한 발로 섰다가, 자신의 신발 끈이 반 쯤 풀렸음을 알았다. 그 위로 순식간에 그늘이 지더니 주름진 손이 운동화 위로 내려앉았다. 아이는 자신을 잡아먹은 스님의 그림자를 본다. 스님은 묵묵하게 신발 끈을 묶어주곤 아이의 작은 손을 잡았다.


  “……어디가요?”


  아이는 자신의 등 뒤로 너머로 여자 울음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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