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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품(포우)_ Train No. B

  “포우.”

  포우, 한참 한 쪽 다리를 정신없이 떨어대던 이 중년 남자의 이름이었다. 그는 까슬하게 자란 제 턱수염을 손등으로 비벼대며 붉게 충혈 된 눈으로 산링을 바라봤다.

  “이 열차에 탄 이유가 뭡니까?”


  “그냥 고향에 갔다가 다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포우가 신경질적으로 산링의 질문에 대답했다. 느리게 움직이는 그의 입술은 죽은 보랏빛이었고, 입의 양 끝이 갈라져 피가 굳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의 주변에서는 술과 담배 냄새가 묘하게 섞인, 불쾌한 향이 풍겨왔다. 

   “이제 소지품을 확인하겠습니다.” 
  
  산링이 포우에게 다가갈수록 산링의 미간은 점점 더 깊게 주름졌다. 귀찮게 하네. 포우는 혼잣말을 툭 던져놓고는 낡고 얼룩진 제 백팩을 산링의 앞으로 밀어냈다.

  “이렇게 다 뒤져놓고 범인 못 찾으면 당신, 고소할거니까 알아서 잘 해보라고. 당신들 다 내가 낸 세금으로 먹고 사는 거야, 알아?”     
  
  포우의 위협적인 말에도 산링은 무신경하게 백팩을 들어 올렸다. 대체 무엇이 들어 있는 건지, 헤진 가방이 찢어질까 걱정될 정도로 밑이 묵직하게 늘어졌다.  

 

 

 

 

 

 


  백팩의 지퍼를 열자 앞 주둥이가 힘없이 벌어졌다. 산링은 그 안에 있던 내용물들을 테이블 위로 하나씩 꺼내놓기 시작했다. 곧 두꺼운 금반지 두 개와 붉은 보석이 박혀 있는 은색 반지 하나, 정신없이 체인이 서로 꼬여 있는 여러 개의 목걸이들, 그리고 얼마인지 셀 수도 없이 마구잡이로 가방에 들어 있던 현금뭉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귀중품들을 원래 이렇게 가지고 다니십니까?”


  “내가 그런 것 까지 다 말해줘야 하나?”

  포우는 뭔가 탐탁치 않은 듯 팔짱을 끼고 산링을 매섭게 노려볼 뿐이었다. 그는 다시 다리를 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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